칼럼 [칼럼] 포기하지 않아
10살난 아들이 최근 말했다. "다들 자기보다 잘 하는 것 같고,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요즘 공부 선행을 어디까지 하고 있나 말하는게 유행인 모양이었다. 자기는 잘 하는 것도, 잘난 것도 없는 것 같다며 실패한 인생이란다. 울적해하는 아들에게 나는 최선의 위로를 건넸다. "넌 태도가 좋고 성실한데, 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아들은 그 말들 모두를 하나, 하나 부정하면서 절망의 증거만 찾으려 했다. 이내 지친 나는 “엄마도 슬퍼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이 말했다. “엄마, 거의 다 왔어. 여기서 포기하지 마”라고. 이런 장면은 상담실에서도 매일 벌어진다. 공부나 일을 중단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 관계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 벼랑 끝에 서서 더 못 버틸 것 같다며 포기하고 싶다고 한다. 포기하고 싶은 것이 일이나 학업, 사람과의 관계라면 차라리 낫다. 종국에는 삶 자체를 포기하고 싶다는 이들을 마주할 때면 상담자도 함께 절망과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알고 보면 그 사람에겐 우리 아들처럼 장점이 꼭 하나는 있고, 가진 것이 생각보다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절망의 안경을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