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도의회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던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전날(31일) 결국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부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모두 저의 책임"이라며 "오늘 저의 사임이 각자의 입장을 모두 내려놓고 도의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 도민의 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짧았지만 지방정치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느낀 시간이었다. 김동연 지사가 선거과정에서 끊임없이 주장한 정치교체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이유를 다시 한번 절감한 계기"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민선8기 경기도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고 또 응원하겠다"고 했다.
또 "저의 경제부지사 임명에 기대와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들, 도의회와 도의 공직자분들, 그리고 저를 믿고 경제부지사직을 맡겨주셨던 김동연 지사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부지사는 "경제부지사직을 그만두더라도 민선8기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힘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김 지사가 추구하는 정치교체가 경기도에서부터 싹틔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지사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부지사에 임명된 지 사흘만이다.
김 부지사는 취임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용인의 한 식당에서 경기도의회 여야대표와 식사를 하던 중 말다툼이 생겨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의원을 향해 술잔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곽 대표 앞에 놓여 있던 접시가 깨지며 파편이 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도의회 의원들은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와 파면 등을 요구하며 김 부지사를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술잔을 던졌다는 국민의힘 주장과 달리 김 부지사와 동석했던 남종섭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술잔이 아닌 ‘수저’를 내리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보다는 김 부지사의 행동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도청 안팎에서도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김 부지사는 자진 사퇴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술잔 투척' 논란 끝에 취임 사흘 만에 이뤄진 김 부지사의 자진 사임이 앞으로 도와 도의회 협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중대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